My Life/2011년
[이생각 저생각]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것
우라질레이터
2011. 1. 24. 08:23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없이 걷는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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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지금보다 훨씬 더 젊었던 싱싱한 초록의 시절에
시인이 되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도,
詩를 좋아했던 문학청년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시를 읽고 시를 쓴다는게,
자신을 감추고 거짓으로 포장하여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시를 읽거나 쓰겠다며 깝죽거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이제 내 나이 마흔 하나...
보통의 사람이 팔십년 인생을 산다고 할 때,
나는 지금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던 새해 첫날에
추운 날씨속에 나만의 상념의 산책을 다녀왔다.
이 생각 저 생각...
이런 다짐 저런 다짐...
새해 첫날 아침.
마흔 한살 인생의 가을에 첫발을 내딛으며,
나는 많은 소원과 많은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우연히 시 한편을 접하게 되면서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그날의 한가지 다짐이 다시 생각났다.
초록을 그리워하지 말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