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2011년

오늘은 제가 몽골에 온지 11개월 1일째 되는 날입니다.

우라질레이터 2011. 1. 26. 14:20
몽골 단원들에게 보냈던 스팸 편지.. 심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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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르항에 있는 2010년 1차(KOV 54기) 황상규입니다.

결국에는 이루지 못한 거위의 꿈인 "간택"을
몽골에서는 혹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비행기를 탄지 11개월이 지났습니다.ㅋㅋ..^^;

그러나...
몽골사람들도 한국사람 못지 않게 사람을 보는 안목이 꽤 높다는 건만을 
지난 11개월 동안 확실하게 깨닫고 알게 되었습니다.ㅠㅠ...

하지만.. 그렇다고, 
주제넘게도 그 허무맹랑한 간택의 희망만을 꿈꾸며,
지난 1년여의 시간을
어영부영하고 허송세월하며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세부전공하였거나 경력이 있는 선생님이 없는 우리 학교에 파견되어,
한국에서도 이제 막 붐이 일기 시작하는 
스마트폰 관련된 프로그래밍 수업을 내 스스로 맡겠다고 나서서는,
내 어리버리한 몽골어로 첫 학기의 수업을 16주까지 무사히 마쳤던 일...

KOVA에 신청해서 받은 장학금과는 별도로,
내 개인 생활비의 일부가 되어야 할 돈을
두 명의 학생에게 푸른 꿈과 희망을 함께 담아 "황상규 장학금"을 주었던 일..

내가 사는 지역 이름의 근원이 되었던 곳을 찾아나서
나홀로 기차타고 "다르항-올"의 정상에 등산했던 일과 
옵저버로 참석했던 정기평가때,
체육 대회를 마치고 저녁부터 새벽녘까지 술을 많이 마시고는,
다음날 아침 분야별 토의때에는 숙소에 짱박혀 잠만 잤던 부끄러웠던 일도 생각납니다.

또...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단원을 보았을 땐,
나 홀로 몰래 애도의 마음을 보냈던 일이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던 단원들을 보았을 땐,
그 찌리릿한 그 감동이 밤새도록 기억나서 
막연하게 본받고 싶다며 다짐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1년여...
정확하게는.. 딱 11개월의 시간을 몽골에서
코이카 단원의 명찰을 달고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저는 몇월 몇일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런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써는 한 10년쯤 연장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건 농담입니다.헤헤..

저는 코이카 규정을 잘 알고 있고, 
하지만, 어제는 오랜만에 사무소랑 전화통화하고나서 짜증이 났었지만.. 그래도..
사무소장님의 방침을 그럭저럭 잘 지키는 바보처럼 착한(?) 단원이니까요..ㅠㅠ.. 

어쨋든 그렇게 또,
올해도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코이카 발표 중도귀국율 6%의 수치대로라면,
그건 바로 우리들 중의 누군가의 몫입니다.

집에 갈 때 가더라도,
가기전에 많은 이야기와 고민을 부끄럽지 않게 술술 털어놓는다면,
우리들이 처음 약속한 그 2년의 시간을 멋지고 값지고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몽골에 온지 딱 11개월 0일이었던 어제는 
아침부터 짜증나더니 저녁때까지.. 하루종일 꿀꿀한 일들만 있었습니다.
늦은 시각에서야 247의 힘을 빌려 수다를 떨다보니 
꿀꿀한 기분이 꿀먹은 곰이 되어버렸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각오를 하듯이
저는 오늘도 새로운 다짐을 하며 아침을 시작하려고합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제가 몽골에 온지 11개월 1일째 되는 날이거든요.

오늘부터는 이번 학기 첫 수업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다음주쯤에는 심심해서 죽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추운 겨울 몽골의 각지에서 건강하게
스스로의 미래를 열심히 멋지게 꾸려 나가길 바라며..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르항에서 황상규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