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2012년

어르헝 국립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현장지원사업 현판식

우라질레이터 2012. 1. 19. 08:52

에르든트에서 간호분야로 파견되어 있는
나연이의 현장지원사업 현판식에 다녀왔다.

나연이의 현판식에 축하도 할 겸,
동기인 나연이네 집도 구경할겸,
내가 살고 있는 다르항에서
180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아주 가까운(?) 에르든트에
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이번 기회를 핑계로 오래전부터 갈 것을 작정하고 있었다.

- 일자 : 2012년 1월 13일(금)
- 장소 : 몽골 어르헝 아이막 국립병원
- 현장지원사업명 : 어르헝 아이막 국립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 단원 : 2010년1차(KOV 54기) 간호분야 김나연

몽골에서 여러 단원들의 현장지원사업을 다녀왔지만,
나연이의 이 현장지원사업은
신의 이름으로 게으름을 피우는 알라님과 하나님과 부처님을 대신한
"사람의 생명을 직접 구하는" 귀중한 현장지원사업이라고 생각을 했다.


다르항에서의 새벽 기차를 타고 에르든트로 향하는 몽골 기차 복도..
새벽 2시 다르항역에 도착한 기차는
1시간을 기다려 3시에 에르든트로 출발한다.
180킬로미터 떨어진 에르든트에는 아침 8시에 도착한다.
오래전 비둘기호 기차처럼 덜커덩 덜커덩 기차가 간다.

300투그릭에 기차 역무원에게 사마신 커피와
같은 칸에서 같이 5시간을 함께 온 70살의 "담브" 아저씨가 나눠준 보쯔로
아침식사를 했다.


담브 아저씨가 찍어준 사진. 히~
담브아저씨와 나는 아침 식사중~

담브 아저씨와 나

담브...
우리 엄마보다 한살 어린 나이 70살이라고 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 병원에 다녀오는중...
에르든트에서 410킬로미터 떨어진 울란바타르에 갔다가
밤 기차를 타고 12시간을 실컷 자고 오는중..

어릴적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했고,
아들은 미국에 살고,
딸은 스위스에서 스위스 사람과 결혼해서 살고
또 다른 아들과 에르든트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행색은 여느 몽골 할아버지 같지만,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인생 후회없이 잘 살아온 아저씨다.


에르든트에 내리면 아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나온다고 했다.
그 차를 타고 나연이네 집까지 갔다.

기차역에서 아들의 차를 태워주겠다고 했을 때,
공짜로 타기 미안해서 얼마를 줄까요라고 물어보니,
전화로 아들과 통화를 하더니
한 사람앞에 2,000투그릭이라고 했다.

그 정도는 나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그 아들의 목소리는
"그냥 공짜로 데려다 줄께요~" 였었다... ^^

그래도, 차비 1,000원을 깍고
다른 일반택시를 잡으며 따로 흥정할 필요도 없이,
일반택시를 탔을 때보다도 저렴하게
그리고 나연이네 집 바로 앞까지 편안하게 왔다~~

건강하세요. 담브 아저씨~~ 헤헤^^


2년동안 몽골에서 살면서 기차를 열번쯤 탄것 같다.
근데.. 처음으로 방명록을 봤다.
이 방명록이 객실을 돌면서 쓰여지고 있었다.
쓰기 싫으면 안써도 돼고,
뭐라고 뭐라고 줄줄줄 써내려 가더니,
담브 아저씨 맨 아래에다 자신의 싸인과
"한국의 젊은이" 라고 쓰고 나한테도 싸인하라고 주었다.

내 나이를 안말했더니,
역시 젊은이로 보는구나..

중년의 나이인데..
몽골에서는 내 나이의 할아버지도 가끔 있는데.. ㅋㅋ

뒷장에 나도.. 한국어로 방명록을 남겼다.


내가 누구게?


신생아 중환실에 있던 중환자 아기... 1.1kg라고 했다.
이 아이는 그나마 그래도 상태가 나아서,
모유를 담은 병을 입에 물어주면 빨아먹는다고 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


나연이랑 나랑


상태가 조금 괜찮은 중환자 아기..


현판식 기념사진


코이카 2010년 1차(KOV 54기) 몽골 동기단원들..


난 몽골에서 타이거 맥주가 제일 무난하더라~
난 맥주를 좋아하지 않지만...
대낮부터 보드카를 마시긴 뭐하잖아~~~~~~~~ 헤헤^^

내 작품 사진..

내 작품 사진 ^^

부처님과 나...
근데.. 부처님... 사팔뜨기다... ㅠㅠ...
눈동자 좀 잘 좀 찍지.. ㅠㅠ


저녁에 나연이네 집에서.. 감자탕 파티~
몽골에서는 이게 가능하다니~~~~~~  놀라워라~~

나연이가 현장지원사업으로 산 청진기로
내 심장소리를 듣는중..

내 심장소리는... 두근두근...
음식을 앞에두고.. 두근두근..
나보다 누가 먼저 먹을까봐.. 두근두근..
나보다 많이 먹을까봐.. 두근두근..

하나~ 둘~ 셋~~ нэг~ хоёр~ гурав~~
마이크.. 아니.. 청진기 테스트중~~~~~~

다시 다르항으로 고고씽~


에르든트는 어르헝 아이막안에 있다는데.. 그 어르헝 아이막 표지판.

에르든트와 다르항 사이에는 셀렝게 아이막이 있다.
오른쪽위의 새는..뭐였지?
까마귀 아니면 까치..
이런데서 독수리나 매를 볼 수 있는 재수가
나에겐 없을테니까..

카메라 성능만 좋았어서...
꽤 괜찮은 작품 사진 하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요즘엔 자꾸 좋은 카메라 사고 싶은 욕심이 난다.....

тавтай морилно уу
("환영합니다" 뭐 이런뜻..)


집으로 돌아와서.. 다르항에서.. 다음날.. 점심..
나가~쉑끼~ 라면 두개랑 떡이랑 넣어서 떡라면 먹었다~~~~~~~~~~
오~ 바로 이맛이야~~~~~~~ 둘이먹고 둘다 죽어도 모르는 맛~~~~


다르항에서..
왼쪽에 너밍 델구르(너밍 수퍼마켓) 지붕.. 오른쪽에 택시정거장..


출근길.. 이제 이 길을 걷는것도 얼마 안남았다.


출근길에 찍은 다르항 최고층 16층(16동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