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2011년

직장문예대상 응모글 -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

우라질레이터 2011. 2. 4. 02:37
제목 :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

나는 지금 몽골의 다르항이라는 도시에 있는 다르항기술대학교에서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으로 파견되어 컴퓨터과목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무언가를 나눔으로써 그 나눔을 통해
내 스스로의 만족과 보람을 느껴보겠다는 의식하지 못한 이기적인 생각으로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봉사라는 것을 실천해보겠다고 와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이런 나눔의 실천을 결심하게 된 것이 
충동적인 한 순간의 선택이 아니었음은 분명하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춘기 중학생 시절에,
나는 로타리 클럽에서 "장학금"이라는 걸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 받았던 돈이 5만원..

그때 그 장학금으로 엄마는 쌀과 보리를 샀고,
박스에 담겨져 있던 옷을 정리할 가구도 샀습니다.
안경도 처음으로 사서 썼고,
가지고 싶었던 하모니카도 나만을 위한 선물로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엄마랑 약속했습니다.
이 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사회에 꼭 갚겠다고...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첫 직장생활을 할 무렵에 얼마의 돈을 들고
나에게 처음으로 "장학생"이라는 폼나는 이름을 달게 해준 로타리 클럽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로타리 클럽의 회장님은
내가 들고 찾아가 환원하려던 장학금이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내가 장학금을 처음 받았던 당시만 해도 장학기금이 얼마 없었지만,
십 몇 년이 지나 내가 찾아갔었을 때에는
수 백만원 씩의 대학등록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장학기금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고 찾아가 환원하려던 장학금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꿈을 잃지 않도록 또 다른 학생에게
그 의미 그대로의 뜻으로 전달하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시 또 얼마의 기간이 지나,
이번에는 중학교 모교로 찾아갔습니다.
나는 이 학교의 졸업생으로 재학 중에 학교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게되었었고,
그 갚아야 할 마음의 돈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모교의 서무과장님은
현재 중학교에서는 수업료 면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고 찾아가 환원하려던 장학금은,
어릴 적의 나처럼 후배 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우나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찾아
꿈을 잃지 않도록 그 의미 그대로의 뜻으로 전달하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기분이 또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갚아야 할 돈이 아직 더 남아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받았던 꿈을 잃지 않게 해준 희망을 다 되돌려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나는 그렇게 또 한동안 내 무의식속에 잠자고 있었던 그 희망의 꿈을 나누어주고자
다져지지 않은 어설픈 마음으로 지금 몽골에 와있는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 내 첫 수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었을 때,
내 수업의 학생 중에서 눈에 띄게 성실한 학생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우연이라 말할 수 없게도,
그 학생 중에 세 명은 3학년 학생 중에서 1,2,3등인 학생들입니다.

그 아이들을 보며 다시 작은 희망의 씨앗들을 발견했고,
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마련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그냥 돈이 아니라 꿈과 희망의 장학금을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그 학생들에 대해서 간단한 가정조사를 알아볼 때에,
세 명의 학생 모두 가구 월 총수입이
나 혼자만의 한달 생활비보다도 적었으며,
특히 그 중에 한 학생의 가구 월 총수입은 내 한달 생활비에 삼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나만의 예쁜 장학증서도 프린터로 출력해서 만들고,
은행에서 깨끗한 돈을 찾아
하얀색 깨끗한 편지봉투에 담아 각자에게 줄 준비를 하고,
학교 총장실에서 장학금 증정식을 했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와 국가에 큰 사람이 되어,
코이카 단원으로 우리 학교에 파견되어 온 나처럼 사회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라며,
총장님이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나처럼 되라는 말에는 옆에서 눈치껏 듣고있던 내가 다 쑥스러웠지만,
큰 사람이 되어 사회와 국가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내 마음과도 너무나도 똑같으니 더 이상의 훌륭한 격려의 말은 필요 없었습니다.

이제 내가 몽골에 파견된 지 막 일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도 처음 몽골 땅을 밟았을 때 그 마음처럼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이 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