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온지, 아니 반 강제로 독립을 하게된지
어연 10여년...
처음에 집에서 나올때는
가진 돈도 많이 않았지만,
엄니한테 나 혼자서도 떵떵거리고 잘 살 수 있는걸 보여주려고 작은 빌라를 샀었다.
대출금을 갚으려면 엄두도 안날만큼 은행 대출을 많이 받아놓고도
집에는 "나 집 샀어."라고 떵떵거리기도 했다.
그렇게 7년을 살고,
아주 쬐금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집은 나의 숙소일뿐이었다.
하지만..
열흘전 내 생애 세번째 내 집으로 이사왔을 때부터는
이 집은 더 이상 잠만자는 방을 제공하거나,
휴일에 밖에 나가 끼니를 해결하기 귀찮을때
라면같은 간단식을 제작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처음엔 곧바로 정리할 생각으로 마련하기는 했지만,
요즘 부동산 경기도 않좋아 팔리지도 않아
언제나 마음이 넓어지게 만드는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에 살기로 마음을 바꿔먹었었다.
요즘 나는 집안 꾸미기에 정신줄을 놓은 정도이다.
거실등 8개를 LED 전구로 바꿨고,
베란다 매트도 사서 베란다마다 깔았고,
단열 뽁뽁이가 유행이라해서 창문에 사다 붙였다.
보수용 벽지 사서 긁혀진 벽지를 예쁘게 수선했고,
이미 방수용 실리콘을 사놓았고 이젠 집안 곳곳 틈틈을 막을 궁리를 하고 있기도 하다.
거기에다 욕실 선반, 싱크대 개수대도 새로 사서
내가 생각해도 이것저것 집안 꾸미기에 열심이다.
팍팍 줄어드는 통장 잔고의 바닥은 걱정도 없이..헤헤^^
거실 전등 스위치가 붙어있는 벽에 손톱만큼 하얗게 벽지가 뜯겨져 있었다.
그걸.. 나비 모양 스티커로 붙여놓았다.
아~ 이 얼마나 예쁘지 아니한가?????????
... 너무 많이 붙였다. 지저분.. ㅠㅠ
화장실문에도 긇힌 자국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벽지의 실패를 거울 삼아..
나비 네마리를 붙였다.
나비가 남는다...
현관문 밖에도 붙였다.
나비 붙어있는 집이 우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