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이사짐 센터에 전화해서 이사날짜 약속을 잡고,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이체하고,

이사비용 등 현금이 필요한만큼 은행에서 돈을 찾아오고,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해서 관리비 정산을 하고,

도시가스 회사에 전화해서 도시가스비 정산을 하고,

인터넷과 TV를 이전 설치를 신청하고,

부동산에 다시 들려 보증금을 받고서야 이사를 나왔다. 


이사짐 센터에서 알아서 척척 이사짐을 꾸리고 풀어주니

나는 할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지만...

널부러져있는 자잘구리한 쓰레기와 방바닥 먼지를 쓸고 닦고,

이사짐들을 풀어 하나 하나 다시 제자리를 찾아 다시 정리하고,

도시가스 설치 신청하고,

스마트폰 테더링 연결을 해서 인터넷에 연결해 전입신고를 하고,

동사무소에 직접가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는데 하는데.. 

이건 다음에 휴가를 내서 해야겠다고 미뤄야했다.


동네 작은 마트에 가서 쓰레기 봉지를 사와서,

거실과 방에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주섬주섬 담아넣고,

현관문에 번호키 설치주문하고,

집안의 모든 창문에 블라인드 대신에 

무늬가 있는 에어 뽁뽁이를 크기에 맞춰 잘라 붙이고..


세입자한테서 전화가 왔다.


방충망이 망가졌다고 수리해야겠다고,

욕조에 틈이 벌어졌다고 물이 들어가면 냄새날테니 수리해야겠다고,

주방 환풍기에 팬이 한개가 없다고 설치해야겠다고..

수리 다하고 비용을 알려주면 계좌이체 해주겠다고..

수리 다 끝났다고 전화를 받고 계좌번호 문자로 받고

방충망 설치비용 계좌이체하고...


빨래를 해야하는데.. 언제 하지?

쌀도 다 먹어서 사놓아야 하는데.. 어디서 쌀을 사지?

ㅠㅠ...


이럴 때는 혼자라는 현실이 벅차다.

이럴 때는,

혼자 살아가기엔 벅차고 힘든 이 세상살이(?)를 누군가가 나와 같이 헤쳐나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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