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신"에서 신 후보생들에게 크로노스(Cronus)는 수수께끼를 낸다.
"나는 무엇이든 삼켜 버린다.
날짐승이든 길짐승이든 나무든 풀이든 가리지 않는다.
나는 쇳덩이를 갉아먹고 강철을 물어뜯으며,
딱딱한 돌멩이를 가루로 만들어 버린다.
나는 왕들을 죽이고 도시를 파괴하며,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들을 납작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시간"이다.
나처럼 공대 다닌 사람들은 다 안다.
세상의 모든것은 시간이 무한대로 갈수록 안정된 상태에 수렴한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고, 지나고, 또 지나고나면,
모든 것들은 반드시 없어지고 잊혀지고 사라지는 "안정"된 상태로 된다고 배웠다.
태초에..
이 세상에는 안정된 "무(無)"의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혼돈의 시대를 거치면서 불안정한 "유(有)"의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비도 생기고, 구름도 생기고, 바람도 생기고,
흙도 나무도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그때 생긴 그 "사람"들 때문에 사랑도 미움도 슬픔도 기억도 생겨났다.
이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공대에서 배운대로 반드시 안정된 상태로 바뀌게 될것이다.
태초의 그 안정의 상태로...
아픔에 빠져있다면,
시간(Time)과 시간의 신(神) 크로노스(Cronus)에 집어던져버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