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은..
선천적으로
꼼꼼하고 깔끔하고 정리 잘하는 성격이었었다.
최소한..
남자들만의 고등학교와
남자들만의 공대와
남자들만의 군대를 전역할때까지는 그랬다.
그러던..
그 어느 날..
영화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감명깊게 보고
사람들은 꼼꼼하고 깔끔한 "피곤한" 스타일을
싫어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일부러 "지저분함"을 몸에 배우고 익혀나갔다.
그래서..
이제는 완벽하게 지저분해졌다.
그리고..
"이 보다 더 지저분할 순 없게" 되었다.
아직은
바퀴벌레와 살지 않는다.
아직은 부족한가보다.
2개월 16일 6시간째
방바닥에 떠다니는
발뒷꿈치에서 분사된 각질덩어리를 보며
한 영화가 한 남자의 인생에 끼친
영향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