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올 때에는 고기를 사랑하는 평소의 내 마음이 얼마나 들떴었는지 모른다.
하루 네끼씩 고기를 먹겠노라고...
다짐하기를 하루 열두번씩...
하지만...
몽골에 와서,
고기를 못먹어서 단백질 부족현상으로 고기만 보면 침은 꿀꺽꿀꺽 넘어가는데,
감히 고기 반찬을 해먹지 못하던 기간만 1년이 넘는다... 헤헤^^
지금이야, 뭐...
술마시고 다음날 구내식당에서
너거태슐(ногоотой шөл. 감자, 양배추 등의 채소류를 넣은 고기국)을 국물한점 남기지 않고 마시고,
기름 듬뿍한 걸쭉한 보쯔(бууз. 몽골식 고기만두)가 가끔 먹고 싶어 구내식당에서 왕 보쯔 3~4개를 사먹는다.
어쨋든 나는 지금,
몽골에서 지내는 1년 9개월여동안
정갈하게 정육되어 판매되는 한국산 고기보다,
덩어리채 파는 몽골 고기를 자주 너무 자주 사먹고 있다.
12월에 우리과 선생님들을 초대할 계획으로,
갈비찜 연습을 하고 있다.
원래 1kg에 7,000투그릭(약 6,200원)하는 돼지고기로 보쌈을 하려고 두어번 연습을 해서,
맛보기로 학교에 가져갔었더니,
선생님들... 비계를 싫어한다... ㅠㅠ
겨울인데... 몽골사람들이 비계를 싫어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급 메뉴 변경.. 갈비찜...
자, 그럼, 갈비찜 만들기 요이땅~~~~~~~~~
(준비물)
- 소고기 2kg (1kg 4,500투그릭 약 4,000원)
- 감자 2개, 양파 2개, 당근 1개, 키위 2개,
- 불고기 양념 (500g)
소고기를 기름과 힘줄이 적은 부분을 산다.
고기를 다듬는다.
이렇게.. 예쁘게..
고기 따로 비계 따로.
비계는 출근할 때 동네 개들에게 기부했다.
개들도 먹고 살아야지.. 맨날 쓰레기 뒤져서 이만큼 먹겠나...
감자 두개, 양파 두개, 당근 한개를 껍질을 벗기고 잘 씻어서,
큼지막하게 자른다.
요리의 기본의 모든 주재료 부재료의 기본 크기는 비슷하게 한다는걸..
오래전 심심풀이로 다녔던 요리학원에서 배웠다.
그러므로, 이 감자와 양파, 당근도 주재료인 소고기의 크기만큼 큼지막하게 자른다.
고기의 핏물을 뺀다.
5번쯤 빼면, 고기의 핏물이 적당이 빠진다.
핏물빼기 5회 후
마지막 핏물 뺀 물도 버린다.
감자와 양파, 당근을 함께 섞는다.
키위는 고기를 삭아질 정도로 연하고 부드럽게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키위를 사서 사용했는데...
음... 키위의 신맛과 단맛이 진해서 전체적인 갈비찜의 맛을 버렸다..........
키위를 넣지 않는걸 추천한다.
주재료(고기), 부재료(야채 등)을 넣고 섞는다.
불고기 양념을 몽골에서 흔히 살 수 있다는건,
내가 감히 갈비찜에 도전해도 된다는 기회를 얻은것이나 마찬가지다.
불고기 양념을 붓고..
하루 밤동안 숙성 시켜야 고기가 연해진다고 하던데..
나는.. 이날 저녁 배가 고파서. 그냥.. 곧바로 먹었다.
역시 그냥 먹으니까. 고기가 질긴거 같다...
고기 냄새가 조금 나는거 같아서,
마늘 가루를 한봉지 털어넣었다.
마늘 가루를 넣으니까.. 갈비찜 국물이 걸쭉해졌다...
마늘 가루를 넣는건 비추천한다....
더군다나.. 갈비찜이 타더라...
마늘가루의 효과.. 걸쭉한 갈비찜..
밥에 올려 먹다보니..
마치.. 몽골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골라쉬(гуляш)"와 비슷하다~~~~~~~~ ㅠㅠ
나도 골라쉬(гуляш) 만들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