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학교에서 주최했던 영어캠프에 놀러갔다가 처음 만난
우리 학교 수학선생님인 "바트벌드(Батболд)"..

그때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었던 바트벌드의 부인이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코이카 사무소에서 지급받았던 맨소래담 로션을 주었었는데,
별거 아니었던 그 작은 선물이 그렇게 고마와 했었던 것 같다.

여름방학때 자기네 집에 초대한다고 했었는데,
나도 물론 꼭 가고 싶었었지만,
내가 먼저 덥썩 언제쯤 가고 싶다고 나서서 말하기 쑥스러워서
약속을 잡지 못하고 여름방학을 흘려보내고 말았었다.

그러다,
지난 학기에 수학과목과 철학과목 선생님들의 교무실이
우리 컴퓨터공학과 교무실 가까이로 옮기면서,
학교에서도 가끔 그의 교무실에 들락거리게 되면서,
다시 한번 바트벌드의 집에 초대 요청을 받았었다.

이번에도 놓치면 언제 또 갈 수 있게 될지 모르니까...
1월중에 꼭 가겠다고 했었고,
드디어 어제 퇴근길에 그와 함께 그의 집에 다녀왔다~~~~~~~

한국의 음식이나 물건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등을 좋아하는 몽골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산 선물이 좋다는걸 지금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바트벌드와 퇴근길에 다르항에서 가장 큰 수퍼마켓에 들려,
한국산 꿀유자차와 미역 한봉지를 선물로 샀다.

영하 30,40도의 몽골 겨울에 몽골 사람들도 감기에 걸리곤 하는데,
감기 예방차원에서 한국에서는 유자차를 마시기도 한다고 말해주었다.
또, 한국에서는 애기를 낳으면 엄마의 건강을 위해서 또 아기에게 건강한 젖을 주기 위해서
미역국을 한참 먹는다고 그래서 미역을 선물로 사왔다고 말해주었다.

몽골에서의 생활 2년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
유창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몽골어로 대화할 수도 있는데,
그보다도 영어를 잘하는 그의 부인 덕분(?)에 거의 영어로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몽골어보다 영어로 능숙(?)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헤헤^^

어쨋든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영어로 나누었다.

몽골에서 가장 명문학교인 몽골 국립대학교의 수학선생이었던 바트벌드는
화학과 학생이었던 18살 연하의 그의 부인을 꼬셔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언제나 혼잡한 교통과 심한 매연으로 스트레스 쌓이는 울란바타르의 생활을 접고,
2년전 다르항으로 오게되었다고 했다.

그의 와이프는 그의 가정적인 모습을 그녀의 친구들이 매우 부러워한다고 했다.
이날 저녁 메뉴였던 "골라쉬"(삶은 고기와 밥, 오이등 야채를 곁들이 음식)도
바트벌드가 부엌에 들락거리며 열심히 도와서 만들었다.

새로운 몽골의 정보도 하나 들었다.
그들도 확실하지 않다고 했지만,
몽골의 각 가정마다 한 몽골 정부에서 땅을 준다고 했다.

빌려주는 건지 그냥 소유권까지 넘기는 건지는 듣지 못했지만,
어쨋든, 울란바타르에서는 한가정당 0.07 헥타르,
다르항의 경우는 0.35헥타르,
좀 더 시골의 경우에는 0.5헥타르를 나눠준다고 했다.

아직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
내가 준 맨소래담 연고의 냄새를 맡았을 그의 둘째 딸의 이름은 "Ану[아노]"라고 했다.
몇백년전 중국인과의 전쟁에서 화살을 맞고 죽었던 몽골의 어느 여왕의 이름이라고 했다.

아들이 없는 바트벌드 부부는,
그들의 둘째딸이 그 "아노" 여왕처럼 용맹스러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둘째 딸의 이름을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왼쪽부터) 나, 그의 부인, 바트벌드


위에 나도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
주말에 잘 나온 이 사진을 현상해서 선물로 주어야 겠다~ 


우표를 수집하고 있는 바트벌드의 선물.
그의 우표책에서 "Mongolia"라고 선명하게 찍힌 우표를 하나 받았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urajilation@gmail.com
우라질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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