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학』에서 설명하고 있는 비극의 특징을 비극 “오이디푸스” 작품에 적용하여 분석할 것(문단 쓰기, 15점)
비극은 숭고하고 영웅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 주인공이 스스로의 자발적 의지로 특정한 인물이나 집단이나 환경과 맞서 싸우다가 결국에는 패배하게 되는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데, 비교적 행복한 상태 즉 조화의 상태에서 재앙으로 옮겨진 즉 부조화의 상태를 거쳐 결국 파멸로 결론을 맺어지면서 주인공은 참기 힘든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객들이 주동인물과 함께 감정을 나누고 결국 패배를 맞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포를 느끼고 주동인물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카타르시스(catharsis)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초의 문학이론서로 그 당시의 비극에 대한 이론서인 “시학”에서 비극을 모든 모방예술의 으뜸으로 보았는데, 시학 1장에서 모방의 수단으로서 리듬, 말(혹은 운율), 그리고 선율(혹은 화음)을 제시하며, 음악은 선율과 리듬을 사용하고 춤은 오직 리듬을 통해 성격과 감정의 존재를 그려내어 모방한다고 했다. 오이디푸스의 희곡 대본에서는 중에는 중간중간마다 코러스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들면, “왕이여/ 들으사/ 다시 한 번/ 들으소서 /우리를/ 구하고/ 테바이를/ 살리셨던 /위대한/ 우리 왕/ 우리들이/버린다면 /우리는/ 바보요/ 우리들은/ 미치광이 /왕이여 우리를 다시 한 번 구하소서 /다시 한 번 구하소서“ 같이 코러스를 모방의 수단으로 하여 감정의 존재를 그려내고 있다.
시학 2장에서는 모방의 대상을 구분하고 있는데, 비극은 보통 사람들을 더 잘나게 나타내어 결국 비극은 영웅이나 위인과 같은 군자를 모방한다고 했다. 오이디푸스에서는 주인고 오이디푸스를 모방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이디푸스는 왕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태생부터 일반인들과는 다른 계층이었고, 수수께끼를 내서 풀지못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스핑크스를 물리치는 영웅이었기 때문에 시학 2장에서 제시하는 비극으로서의 오이디푸스는 모방의 대상이다.
시학 3장에서는 모방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시처럼 이야기와 극적 제시를 번갈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행위자들을 전부 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와 그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와의 대화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가 오이디푸스 자신이었다는 음모이야기를 이오카스테에게 하고 이오카스테는 마음 상하지 말라고 위로를 함으로써, 모두를 결국에서는 사실로 들어나게 되는 극적인 상황으로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다.
시학 4장에서는 극시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이전까지의 비극에서와는 달리 합창 부분을 줄이고 배우를 늘리고 대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였다. 오이디푸스에서도 비록 합창부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배우의 수는 오이디푸스를 포함하여 이오카스테, 크레온, 예언가 등 많은 배우를 등장시키고 있다.
시학 5장에서는 비극과 서사시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서사시는 모방과 일상 언어의 운율, 도덕적으로 심각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비극과 같으나, 일상 언어의 운율과 이야기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비극과 다르다고 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을 하는 도덕적으로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획일적인 운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일상의 대화 언어를 사용하는 비극의 특징적 내용을 가지고 있다.
시학 6장에서는 비극의 정의 및 비극의 여섯 가지 구성요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플롯, 성격, 언어표현, 사고력, 시각적 장치, 노래이며, 플롯과 성격, 사고력은 모방의 대상이고, 언어표현과 노래는 모방의 수단, 시각적 장치는 모방의 방법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 플롯은 여섯 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건의 조직으로서 비극의 목표라 했다. 오이디푸스에서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 것, 죽임을 당할 뻔 했으나 살아나고 운명대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게 되고,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을 하며, 결국에는 어머니는 스스로 죽고, 오이디푸스 자신은 스스로 눈을 찌르게 되는 각각이 구성을 통해 비극의 목표를 이루어내고 있다.
시학 7장에서는 비극의 사건 조직의 형태를 논하며 비극의 조직은 처음-중간-끝을 가진 전체성을 띤 구조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가능한-개연적인-필연적인 구조로 요약될 수 있다. 오이디푸스에서는 오이디푸스가 태어날 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신탁을 있었고 그 신탁대로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그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어머니는 스스로 죽고 자신을 눈을 찌르게 되는 결말을 맞게 된다.
시학 10장에서는 플롯의 핵심 요소인 뒤바뀜과 깨달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뒤바뀜이란 개연성이나 필연성이 있는 가운데 행동의 방향이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오이디푸스에서는 출생의 비밀을 풀어 줄거라 믿었던 코린토스의 양치기로부터 오이디푸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극은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로 진행되는 것 같은 뒤바뀜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깨달음이란 무지에서 지식으로의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특정한 사람의 신분이나 정체가 처음으로 밝혀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이디푸스에서 뒤바뀜의 순간 동시에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고 처음으로 자신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깨달음의 상태가 된다. 이렇듯 뒤바뀜과 깨달음이 결합된 형태가 비극 플롯의 핵심적인 형태라고 하면서 이러한 결합이 연민과 두려움을 자아낸다고 주장했다. 오이디푸스에서 그렇게 뒤바뀜과 깨달음이 결합된 형태로 되어 있어 관객은 오이디푸스의 감정을 함께 나누다가 그의 비참한 결론에서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2) 멜로드라마의 특징 상술하기(5점)
멜로드라마는 18세기경에 비극과 희극의 혼합형태로 새롭게 출현한 장르로 비극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비극보다 질적으로 떨어지는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면서 대중적 지지와 인기를 받았다.
멜로드라마는 어원상으로는 음악을 나타내는 멜로스(melos)와 드라마(drama)가 결합하여 멜로드라마(melodrama)인데, 특정 장면이나 행동에서 음악 반주나 노래가 뒤따게 되고, 이때 사용된 음악적 요소가 특정한 장면의 정서적인 성격을 강조하게 되어 관객들로부터 반응을 이끌어 내는 기능을 하게 했다.
초기의 멜로드라마는 신흥 중산계층의 기호에 맞춰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과 갈등을 겪으며 곤경에 빠지다가 결국에 승리하게 되는 내용이었고,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려는 심리와 화려하고 이국적인 것을 갈망하는 성향과 보통 사람들이 가혹한 영주나 부패한 정치인들 같은 지배계층에 대하여 승리하는 내용을 담아냄으로써 대리만족을 대중들에게 안겨주었다. 따라서 낭만주의의 산물인 멜로드라마는 낭만주의 연극보다 더 넓은 지지를 받으며 사실주의가 유행한 19세기 후반에도 계속 명성이 어어 졌다.
멜로드라마는 일반 시민계층의 사회적 배경과 관련하여 행복한 결말을 소망하고 그들의 욕구와 희망사항을 담아내고자 했는데, 도덕적 정의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심리적 안도감을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문학을 통해 구현하는 정의와 도덕률을 “시적 정의(poetic justice)”라고 하는데, 멜로드라마는 작품의 결말부에서 시련을 극복한 주인공에게 합당한 상을 주고 악인이나 선한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에게는 벌을 받게 하거나 개과천선하게 하는 권선징악, 인과응보, 사필귀정, 해피엔딩 등의 시적 정의를 구현하고 있다.
멜로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감상성과 선정성을 들 수 있는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착한 주인공과 그 주인공에 대립되는 악당이라는 유형의 인물을 활용하여 관객으로부터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극 진행상에 주인공이 겪는 고난을 그리고는 있지만, 결국에는 급격한 반전을 이루고 행복한 결말을 맺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객은 아슬아슬한 스릴과 지속적인 긴장감을 갖게 되는 서스펜스가 조정이 되고, 예기치 못한 발견이나 간발의 탈출 등으로 관객으로부터 지속적인 흥미를 이끌어 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멜로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멜로드라마의 한계이기도 하다.
(3) 드라마 연극과 서사극의 특징을 비교하여 분석하기(10점)
아리스토렐레스의 시학을 통해 비극에 대해 정의하고 설명함으로써 드라마 연극이 발전하게 되었다면, 서사극은 19세기의 중요한 경향이었던 “잘 짜여진 극”의 관습과 무대 사실주의의 그럴듯함에 대항하는 표현중의 연극이 유행하면서 독일의 연출가 피스카토르와 극작가이면서 이론가인 브레히트에게 이어져 서사극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드라마 연극은 극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이르는 점층적이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구조로 그러한 과정에서 관객들이 주동인물과 함께 감정을 나누고 공포를 느끼며 주동인물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동화하도록 하지만, 브레히트의 서사극적 시도는 이러한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몰입되기를 거부하면서 오히려 극적 대상과 인물들을 낯설게 만들거나 소외시키거나 감정적으로 거리들 두게 만들면서 관객을 관찰자, 구경꾼으로 만들고 객관적인 판단을 관객이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이렇듯 드라마 연극과 서사극은 관객을 무대의 상황 속으로 끌어들이고 감정적 정서적으로 이입되도록 하지만, 서사극에서는 관객을 감정적 이입을 배제하고 관찰자로서의 무대 상황을 구경하며 무대 속의 상황을 관객 각자의 이성적 판단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서사극을 포함한 표현주의극에서는 주인공의 주관적 시각에 비치 왜곡된 현실을 표현하라고 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재현하려는 객관적 시각을 버리며 기존의 관습이나 사회와 가족 제도에 대립하는 성향을 띠고 있다. 그리하여 드라마 연극에서는 플롯의 구성이 중요하고 전후의 사건들이 서로 연쇄되어 이어지지만, 여러 독립된 장면이 에피소드적으로 나열되고 전보문처럼 짧은 대사와 시적인 대사를 번갈아 사용하는 문체와 정신적 상태를 반영하는 무대의 이미지 등의 기법을 활용한다.
또 드라마 연극에서는 등장 인물의 성격와 행동이 고정되어 있으나, 서사극에서는 등장인물의 개성이 드러나는 이름 대신에 남자, 여자, 점원, 대장 등의 사회적인 기능이나 직책으로 등장인물을 명명하는 가변적 인물을 내세운다.
드라마 연극은 플롯의 구성이 연결되고 결말에 가서는 특정한 결론을 맺게 되지만, 서사극은 독립된 장면의 에피소드적 나열이 이어지면 끝에 가서도 특정한 결론을 맺지 않고 관찰자였던 관객들로부터 논의의 쟁점을 남겨두도록 특정한 결론을 맺지 않는다. 서사극의 최종적인 목적은 관객의 현실 인식 능력을 중대시키는 데 있었고 허상을 창조해 내는 기존 연극에서 관객들이 극 행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주동인물에 몰입되는 현상을 거부한다. 브레히트가 그랬던 것처럼 서사극은 생소한 연극적 장치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유발시킴으로써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