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죽겠다...
에어콘이 내 기분을 맞출때까지,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한 병 딴다.

먹던 안먹던,
맥주 한 두병 정도는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한다.

평상시 같은면 시원한 쏘주 한병을 마셨을테지만,
오늘같은 날엔 맥주 한병도 좋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IT신기술 세미나를 돌아가면서 한다.
내가 첫빳다였다...

알지도 못하는 주제를 정했다.
유비쿼터스...ㅠㅠ

나한테 유비쿼터스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당신은... 나.쁜.사.람.!

※ 첨부파일 :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국어사전]
다이어트
[명사]음식 조절.
체중을 줄이거나 건강의 증진을 위하여 제한된 식사를 하는 것을 이른다.
"식이 요법", "덜 먹기"로 순화.


[영한사전]
diet

라틴어 "하루의 음식"의 뜻에서〕 n.
1. 일상의 음식물   a meat[vegetable] diet 육[채]식
2. (치료·체중 조절을 위한) 규정식;식이 요법;(병원 등의) 규정식 일람표(= shet)
3. (특정의 사람·집단만의) 상식(常食)
4. (가축 등의) 상용 사료
5. (오락·독서 등에서의) 습관적인[지긋지긋한] 것


[영영사전]
diet

1. Your diet is the type and range of food that you regularly eat.
2. If a doctor puts someone on a diet, he or she makes them eat a special type or range of foods in order to improve their health.
3. If you are on a diet, you eat special kinds of food or you eat less food than usual because you are trying to lose weight.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절대로 정리되지 못할 그 어수선한 곱습머리와..
튀어나와 쳐지기 시작한 내장 비만가득한 묵직한 뱃살에..
뒤똥거리는 걸음걸이까지.........

내 친동생보다도 훨씬 더 내 친동생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김정호...
그래서, 우린 "부라더"다....ㅠㅠ

광화문 일대의 여러 단골집중 "장원족발"에서 우리 둘이서,
제육볶음 + 파전 + 순대술국 + 소주 3병... 먹었다.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고 비틀비틀 음주운전을 했기 때문인가...
그것도 운동이라 했다고...97kg를 넘어가지 않았다. ㅠㅠ

다행이다..ㅠㅠ
다이어트를 꺼꾸로 하고 있는듯하다..ㅠㅠ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2003년 겨울에.. 이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도 내가 본 영화중에서 손꼽으라면 손꼽을만한 영화로 생각하고 있는 영화
러브액츄얼리 (Love Actually, 2003)....

그 영화속 내용중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는 여자를 흠모한 한 남자의 마지막 사랑 고백하는 장면은
사랑 고백 한번 제대로 못해본 나에게는 무지무지 멋진 장면으로 기억된다.

---------------------------------------------------------------------
With any luck by next year 
운이 좋으면 내년 쯤엔

I'll be going out with one of these girls. 
나도 이들 중 한명과 사귈거예요
 
But for now, let me say 
하지만 지금은 고백할래요.

Without hope or agenda 
내 희망사항을...

Just because it's Christmas 
크리스마스잖아요.

And at Christmas you tell the truth 
크리스마스에는 진실만을 말하잖아요.

To me you are perfect 
내게 당신은 완벽해요.

And my wasted heart will love you 
가슴 아파도 당신을 사랑할거에요.

Until you look like this 
당신이 이렇게 될 때까지...

Merry Christmas. 
메리 크리스마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어디서인가 전화 설문조사를 받았는데,

오랫동안 일해왔던 분야인 BPM에 대한 설문이라고 해서 친절하게 답해주었더니,

경품으로 등기로 왔따.

이걸 누구한테 팔아먹지..

20% 할인된 8,000원에 살사람?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복구중..^^

My Life/2009년 2009. 7. 21. 09:21

얼마나 기다렸던가...
조금만 더 참자..ㅠㅠ ..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종서가 놀러왔다.

복집에서 복지리, 복무침, 복튀김을 먹었다~

복음식에도 쏘주가 좋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구로디지털단지역 1번출구 앞...

서초골..

고등학교와 대학교 두번의 인연을 함께 가진

영삼이랑 영일이랑 영곤이랑 만났다.

그러고보니.. 세명다 이름에 "영"자가 붙었네..

어느새 이제는 모두들... young하지 않고 old한 나이가 되었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병준이랑 종각역 청진식당에서 쏘주를 마셨다.

나중에 은퇴하면 뭐하면서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면서..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장마비가 양동이로 엄청 쏟아부어지던날..

내 인생 삼심대의 대부분을 보냈던 핸디소프트에서 같이 지냈던

박기홍 수석, 배성한 수석, 최재희 책임 이랑 만나 술 먹었다~

영등포역 길건너편.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플레쉬로 만든 첫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  "새마을 노래"

※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Flesh로 만든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이 들립니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1. Workflow란?

워크플로우(Workflow)란,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조직과 정보시스템을 통합, 기업내 정보 및 자원의 흐름을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다.
기존 전산시스템 및 업무절차의 변경없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정부공공, 금융, 제조, 교육기관 등 다양한 기관의 업무 영역에 적용가능하다.


2. 미혼 남녀를 위한 작업(?) Process에 적용한 Workflow 예제

(1) 제품명 및 버전 : BizFlow*Workflow 7.0.6.1
(2) 예제 프로세스 정의명 : "작업(?) Process" Definition

    ※ 아래 이미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어요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어느새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첫째 조카 황인서의 17개월 10일째때의 사진...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황의 꿈
                                     - 황상규 -

"
위하여!"

컴퓨터 7대와 4개의 서류박스를 본사로 옮겨놓고, 방금 근처 생맥주집에 들러 500cc맥주잔을 부딪히는 순간, 지난 6개월동안의 일이 순식간에 기억장치안에서 와르르 읽혀지는 기분이 들었다
.

회사 근처 여관을 장기투숙으로 4개의 방을 빌린후 각방에서 2명씩 생활하기를 4개월. 일요일에는 특별히 급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모두들 각자의 집에 들러서 빨래감을 새옷가지로 바꾼후 오후에 다시 회사로 나오곤 했었다. 그런 생활만 4개월을 보냈었다
.

그 사이에 4명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
모두들 "힘들다. 개인의 생활이 없다."라는 이유를 대곤했었다. 그 중에 2명은 지난주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맡은 일에 대한 마무리를 위해서 끝까지 견뎌주며 함께 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

고집에 있어서는 한 고집하는 황의 입장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너무 지겹고 힘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듯했던 이번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시원하게 홀가분해 지는 기분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생맥주 500cc 몇잔을 마셨더니 취기가 돌았다. 평상시에 소주 애찬론자인 황이 맥주를 그만큼 마시는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른 직장동료들도 그것에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겨웠던 프로젝트를 끝낸후의 속 시원함을 차가운 생맥주로 달래보겠다는 일치된 마음만은 모두들 억누르지 않고 연거푸 생맥주를 시켜댔다
.

"
고맙습니다
."
아파트 단지 상가앞에서 택시를 세웠다. 생맥주 2, 3cc를 마신뒤의 취기가 있는 얼굴로 집에 들어가는게 미안했다
.
'
걸으면서 술냄새를 없애야지
.'

어릴적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셨었다. 그래서, 황의 어머니는 자식들이 술마시는걸 제일 싫어했다. 스스로 효자라고 생각하는 황은 그런 어머니에 대한 배려로 술냄새를 나지 않게 해야한다는 무의식속의 잠재 행동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

아파트 단지내의 가로등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공원에는 밤 12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로 보이는 여러 사람들이 불빛을 피해서 또는 불빛에 모여서 듬성듬성 모여있었다. 돗자리를 깔고 주무시는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도 보이고, 가로등 불빛 아래서 고스톱을 치는 40대 중반의 사내들, 유모차를 앞세우고 다정히 걷고 있는 젊은 부부의 모습도 보인다
.

젊은 부부의 모습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원에서 눈을 떼었다. 그때,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다. 새곤히 잠든 아이를 등에 업은채로, 가느다란 은행나무 줄기를 한손으로 잡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서너살쯤 되는 남자아이와 함께 서있는 그녀
...

김수진
...

초등학교 동창. 김수진
...
어렸을적엔 수진과 같은 교회를 다녔었다. 어릴적 그녀를 대할때 귀찮게 굴었던 기억은 분명한데, 어떤 식으로 귀찮게 굴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나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좋아했었고, 지금도 그때처럼 그녀를 보니 뭉클거리는 설레임이 일어났다
.

"
, 이렇게 늦었어. 전화도 않고
?"
"
...?"
"
전화해도 받지 않고
...."
수진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

"....."
"....."

잠시 둘 사이에 아무말이 없었다
.

"
누구 기다려? 남편 기다려
?"
황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

"
....?"
"......"

"
너 애기들이야? 귀엽다
."
"
.....?"
수진은 황의 물음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짧게 반문을 했다
.

"
아빠
~"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황의 다리에 메달렸다. 이미 수진을 봤을때부터 술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남자아이를 쉽게 들어안아 올릴 수 있었다
.
"
영차
~"
"
이름이 뭐야
~?"

"
....
.."
"
그래? 나도 황인데...너도 황이네.. 반갑다..
~"

남자아이의 볼에 맞볼을 대었다
.
"
아빠 수염 길어
."

이 꼬마아이가 자기 아빠도 못알아볼 나이는 않을진데, 왜 자꾸 자신에게 "아빠"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그래도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이 아이의 "아빠"라면 어렸을적부터 좋아했었던 수진의 남편일 수도 있으니까
.

"
근영아, 들어가자. 아빠 힘들어
."
수진의 말에 황은 또다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꿈을 꾸고 있는것 같았다
.
'
내가 저 남자아이의 아빠야
?...'

"
저녁에 어머님 왔다가셨어. 자기 한참 기다리다가 가셨어
."
"
...?"
이상했다
.

'
나한테 말하는건가? 두리번 거려봤지만, 주위에 수진의 말에 응답해줄 만한 사람은 황밖에 없었다. 설마 어린 두명의 꼬마한테는 아닐거고
....'

"
저녁에 어머님 왔다가셨어... 한참 기다리시다가
..."
수진이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

정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여지껏 많은 자리에서 술을 마셨지만, 여지껏 술주정을 부린다거나 사람을 못알아본다든지 한 적이 한번도 없는 황에게 분명 이건 이상한 일이었다
.

'
내가 이 아이들의 아빠...? 사랑스런 그녀가 내 아내
...?'

황은 방금전까지도 팔짝거리며 뛰던 큰 아이 근영이를 업고 있었다. 작은 아이는 수진의 등에 업혀 새곤새곤 자고 있었다. 수진의 옆을 따라 걸으며, 살짝 수진을 쳐다보았다. 수진은 아직까지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작은 키였지만, 통통한 편이어서 그렇게 작아보이지도 않았고, 동드랗고 큰 눈은 달빛인지 가로등 불빛인지에 비쳐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순간 왜 자신이 그녀를 따라 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

"
수진아
~!"

이미 새벽 1시가 다 되었음직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내에서 수진의 이름이 작게 메아리되어 울렸다.누군가가 뒤에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바로 앞 302동에 사는 수진의 친오빠인 정규였다. 어렸을적부터 같은 동네에 살았었는데, 지방에 있는 같은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 정규와 황은 대학생활을 함께 했던 2년간 친형제처럼 무척 사이좋게 지냈었다
.

전자공학을 전공한 황과는 달리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정규는 올 연초까지 이미 경력 7년차의 베테랑 프로그래머인데도 불구하고, 얼마전 회사를 그만두고, 아파트 단지 상가의 비디오 체인점을 인수했다. 오직 자신의 두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

모든게 기억났다
.
정규... 수진... 근영... 그리고, 수진에 등에 업쳐 자고 있는 황의 작은 아들 황긍
..

4
년전... 대학을 졸업한지 1년이 지난후
...
28
살의 요즘 남자들의 결혼적령기보다 조금 이른 나이였었을 때였다. 황과 동갑내기였던 수진이가 다른 데로 시집가게 될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을때, 수진의 친오빠인 정규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수진과 결혼할 수 있었다. 행복했지만 가난했던 첫출발... 그리고 지난 4년간 남자로서 사회에서의 성공도 하고 싶었고, 가난했기에 더 많은 실력을 쌓아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식지않은 열망때문에도 수진과 자신의 두아이들에게 무관심했었던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

수진의 등에 업혀 아빠인 황을 닮아 열심히 자고 있는 태어난지 10개월째인 둘째 아들 황긍을 보았다. 수진과 황의 아들임에 긍지를 갖기바라는 마음에서 이름 지었던 둘째 아들 황긍이 태어나던 날엔 일주일째 회사에서 계속 야근을 하고 있었다. 황긍이 태어나던날, 황긍은 산부인과의 어느 아기들보다도 더 크게 울었다는 이야기를 담당 간호사를 나중에 들었다. 8월의 한여름 더위에서 태어난 황긍은 어릴적부터 몸이 약했던 수진의 산고를 대신해 더 크게 울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나서, 황은 수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조용히 옆에서 걷고 있는 수진을 다시 보았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긍을 업고 혹시나 잠에서 깰까봐 조심조심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여자보다 아름다운 모든 어머니의 모습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

"
요즘에 뭐 개발해
?"
어느새 수진과 황을 따라붙은 정규가 물었다
.

"B2B
사이트 개발해. 오늘 모두 마치고 철수했어. 이번에 굉장히 지겨웠어. 일도 많았고
.."
수진의 오빠이고, 황보다 2살위였지만, 워낙에 가까운 형제같은 사이라 평상시 둘의 대화는 친구처럼 들렸다
.

"
환경이 어떻게 돼
?"
7
년동안 컴퓨터 업계에 있었던 사람답게 아직 흥미를 버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

"
이번에도 예전에 했던 거랑 똑같애.. 유닉스에 오라클, 이번에는 자바환경에서 서블릿하고 jsp를 썼는데, 너무 힘들었어. 자바환경에서의 처음 개발해보는거라서
...."
"
요즘에 자바가 뜬다고 하던데, 잘 됐네. 뜨는 기술에 대한 경험도 더 쌓고
.."
"
. 나도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
."

"
긍이는 잘커
?"
"..
....?
."
황은 할말이 없었다. 지금 이 퇴근이 3일만이고, 그 나마 3일만에 퇴근한 시간이 밤12시가 넘었기 때문이었다. 대답하기가 미안했다
.

"
긍이 자냐? 외삼촌 얼굴 한번 안볼래
?"
"
긍이 아까부터 계속 자. 오빠
."
수진의 등에 업힌 긍이를 쓰다듬는 정규에게 수진은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

"
내일 가게 문 안열거거든. 집사람이랑 우리 귀여운 두 공주와 서울대공원 놀러가려고. 프로젝트 철수 했으면 한동안 한가하겠네. 내일 일요일인데, 같이 안갈래
?"

황은 정규의 갑작스런 제안에 대답을 못했다. 내일 일요일이지만, 출근해서 프로젝트 검수 준비와 프로그램 디버깅도 마저 해야하고, 정리해야할 개발산출물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내 수진을 한번 힐끔 쳐다봤다. 여전히 차분하고 성숙해보이는 아름다운 그 모습 그대로였다
.

"
생각해보고 10시까지 전화해. 일찍 가야 많이 탈 수 있거든. 그럼, 내일 보자
."
정규가 302동 쪽으로 방향을 바꿔 갔다
.

비디오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정규와 얘기하면서, 황은 자신의 지난 몇년간의 일이 기억났다. 아직도 여전히 사랑스런 아내 수진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맙고 반가왔다. 그리고, 서서히 지금의 현실을 이해해갔다. 이 세상에서 수진을 제일 사랑하는 남편이면서, 근영과 긍 두아들의 아빠인 자신의 현실... 전혀 꿈이아니었음을 깨달았다
.

뭔지 모를 아쉬움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어떤 깨우침 같은 것도 느껴져 왔다
.

발걸음을 멈췄다. 입가에 큰 미소를 띠며 황은 소리쳤다
.
"
여기 내 아들이 있다
!"
이번에는 밀려드는 서글퍼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또 다시 소리쳤다
.
"
여기 내 아들이다
!"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내린다더리 굵직한 빗방울이 안경과 이마사이의 좁은 틈을 지나 두눈에 동시에 들어왔다. 큰 아들 근영을 등에 업느라 뒷짐을 지고 있던 오른손으로 두눈을 비볐다. 한참동안 근영을 업고 있어서 왼손도 저려왔다. 왼손을 등뒤에서 빼냈다. 그리고, 눈에서 빗물을 닦아내던 오른손으로 왼손을 주물렀다. 왼손이 너무 져려와서 상처라도 났는지 살피려고 눈을 떳다
.

눈앞에 컴퓨터 모니터의 옆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 야광불빛을 내뿜는 탁상시계가 정각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
여기가 어디지..? 내 아들은..? 근영이는..? 내 아들.. 긍이는
...?'
너무나 생생하다. 두 아들의 이름이 또박또박 기억나다니
...

.............

황은 멍한 모습으로 침대에 걸터 앉았다
.
'
그래, 이렇게 살지는 말아야겠다. 이젠 이렇게 지내지 말아야지... 밤새도록 일만하고 지내지는 말아야지
.'

"
벌써 일어났어
?"
황의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일요일 새벽예배에 가려고 방문 앞을 지나치다가,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매주 일요일마다 그렇듯이 오늘도 새벽예배 끝나고 약수터 다녀올테니, 배고프면 먼저 아침 차려먹으라고 말하겠지하며 생각했다
.

뒤로 돌아서려던 황의 어머니는 돌아서다 말고, 할말이 기억난듯 컴퓨터 테이블 앞의 딱딱한 의자에 앉았다
.

"
어제 오후에 신발가게에 놀러갔다 왔는데, 그 집 딸이 가게에 왔더라. 토요일이라 학교에서 일찍 마치고, 가게로 곧바로 온거라고 하던데... 참하게 생겼던데... 인사도 깍듯이 잘하더라. 요즘 아가씨들 같지 않고
... "
"..."

황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황의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
"
다녀올께. 배고프면, 혼자 아침밥 차려먹어. 새벽예배 끝나고 약수터 다녀올께
."

황의 어머니가 IMF 터지기 전에 시작했던 시장터 옷가게를 할때 바로 옆집의 신발가게 얘기다. 황의 어머니는 매일 그 얘기뿐이다. 그 신발가게에 딸이 하나 있는데, 근처 중학교의 영어 선생님이라고 했다. 황보다 한살많은 33살 먹은 노처녀인데, 한번 만나보라는 말에 짜증을 내며 거부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왜 그렇게 짜증을 냈었는지 알 수 없었다
.

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
앞집 이층에서 키우는 개의 짖음이 들려왔다
.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그렇지만, 실제처럼 아직까지도 기억이 너무나 생생했다
.
'
내 아들 근영이와 긍이
...'

'
이제는 정말 이렇게 일만 하면서 살지는 말아야지
...
황은 오래전에 가졌던 작은 소망들이 기억났다
.

출퇴근할때면 큰아이는 "아빠~"하고 뛰어나와 품에 안기고, 작은 아이는 아장아장 걸어와 아빠의 굵직한 다리를 기대어 붙잡고, 빨간색 꽃무늬 앞치마를 이쁘게 입고 있는 아내와 입맞춤을 하며,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 자신의 모습...그런 모습으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남편이 되고 싶었었는데
....

언제부턴가 서서히 일에 파묻혀 지내기 시작하면서 잃어버린 오래된 작은 바램
.
이제는 다시 찾고야 말겠다고 다짐해본다
.
오래전의 그 꿈을...작은 소망을...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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