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재개

My Life/2011년 2011. 11. 6. 03:07

이번학기에 수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뭐, 나름대로 열심히 몽골어 과외를 받았지만,
학생들에게 지식의 전달을 원할히 할 수 있을만큼의 자신감도 없을 뿐더러,
기존의 선생님들만 수업을 하는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타베이스 실습수업은 내 이름으로 학교에 등록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습수업에 척트새흥 박시와 함께 들어가다가
그나마도 내가 들어가봐야 별로 도움도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오히려 나는 명함만들고, 표시판 인쇄해서 복도에 화장실에 붙이는 일이 더 재밌다고 말하고 난 직후였다.

바트자르갈 선생님의 한국어 통역을 통해,
내가 그 실습수업을 하지 않으면,
척터새흥은 내 수업까지 맡게 되고 등록된 수업 이외의 수업을 하게되는것이고,
그에 따른 별도의 수당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나 때문에 선생님에게 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나는 다시 데이타베이스 수업을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예.. 내 수업임을 알게되었으므로,
척트새흥 박시는 보조다~~~~~

척트새흥은 보조가 되고 나서부터는
아예 실습수업에 들어왔다가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곤 한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남아서 보조 업무를 열심히 수행했었는데.. ^^

수업하는 날의 출근 복장.


총장 비서 에리카한테 가서 나도 학교 뺏지 하나 달라고 했다.
이 위치에 달아놓았던 코이카 뺏지는 에리카한테 기념으로 가지라고 선물이라고 주었다.
나도 "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 뺏지를 다니까 드디어 나도 학교 교직원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


요즘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폭풍처럼 몰려와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혹시 잊어버릴까봐 핸드폰에 메모로 적어놓기도 한다.
11월 4일 밤에 초저녁에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핸드폰에 적어놓은 메모..


처음 몽골에 왔을 때 적어놓았던 다이어리의 기록을 보았다..
한국에서는 휴일인 3월 1일에..
몽골에 와서 첫 몽골어 수업을 했었구나.. 히히.




2011년 11월 4일 금요일..
한국에서는 다이어리를 꼼꼼히 잘 썼었는데,
몽골에 와서는 업무량이 적어서 그런가,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체크해가며 해야할 일거리도 거의 없다.
근데.. 이날은.. 해야 할일들이 너무 많았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2010년 10월 29일 토요일...
몽골 북방민족(?) 모임이 있었다.

다르항과 셀렝게에 파견된 단원들이 다르항에 모였다.
이제 몽골을 떠날 날이 4개월도 안남아서 그런가,
이 단원들의 모습들이 평생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건 내가 직접 찍어서, 내가 없다~
각자 조금씩 조금씩 먹을 것들을 만들어 와서 먹었다.

이날 나는 생애 첫 "소고기 계란 장조림"을 성공적으로 준비했고,
언제나 인기있었던 "오이생채"를 푸짐하게 해서,
이번에 파견된 그래서 아직 밑반찬 만들어먹을 겨를도 없을 것같은 신규단원 네명에게 밑반찬으로 나눠주었다.

이 많은 양의 설겆이는 언제나처럼..
화투장 처음 만나본 단원도 결코 피할 수 없는 설겆이 내기 고스톱으로..
그리고, 언제나처럼, 나는 설겆이를 피하고..
신규단원 네명중 세명이 걸려서 그 운명의 설겆이를 했다.

앞자리 원대부터..
원대, 성준 형님, 혜진이, 영수, 현숙이, 해경이, 선미, 혜미, 이름을 밝혀도 되는지 모르겠는 시은, 길범, 성헌, 승우, 유진..
언제나 모두 행복하길~~~~~~~~


운명의 설겆이 내기 고스톱 판..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2010년 4월 22일 몽골 북부 지역 다르항에 왔다.
그리고, 집을 구하고,
짐을 정리하고,
곧바로 몽골어 과외 수업을 했다.

일주일에 5번, 1시간 30분..
그때는 1시간 30분에 3$를 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고 3.5$를 냈고,
새해가 되었을 무렵쯤인가 4$를 냈다.

소브다 선생님은 내가 과외 학생중에서 가장 싸게
몽골어 과외를 하고 있다는 말을 몇번 했었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다가...
달러 대 투그릭(몽골 화폐) 환율이 안좋아져서,
선생님의 실수령이 적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다시 5,000투그릭으로 하자고 또 내가 먼저 나섰다.

지금은 다시 환율이 높아져서,
달러로 과외비를 받는 편이 낫겠지만,
2011년 10월 31일 몽골어 과외는 마지막 수업을 했다.

현지적응훈련을 받을 때,
구루소르골의 선생님으로부터 소개받은 다르항에 있다는 아는 친구라고 했던 "소브다" 선생님.

현지적응훈련때 워낙에 현지어 공부를 하지 않아서,
어리버리하고 현지 파견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더더욱 현지어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었다.

 요즘에 살이 많이 찌고 있다는걸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시작된 황제 다이어트.
소고기 1kg에 4,500투그릭(원화 약 4,200원) 정도밖에 안하니,
요리가 간편하고 피냄새랑 고기냄새가 조금 덜 나도 매일 매일 먹을 수 있을거 같다.
냄새 빼고 기름빼고 하느라 다듬는데 손이 많이 간다.


술마시고 속풀이에 좋은 "너거태슐(ногоотой шөл)"
처음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어보았다... 와~ 맛있다~
몽골에 와서 알게 된 사실 하나...
난 음식만들기에 천부적 소질을 타고 났다.!!!



몽골어 과외 마지막 수업을 한 날 아침..
한국에서 가장 흔한 국(Шөл) 된장찌개와
몽골에서 가장 흔한 шөл(국) "너거태 슐"을 만들어 먹었다~~~~~~`


10월 31일 새벽에...
이번 가을 들어서 네번째 눈이 내렸다.
세상이 다시 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내 주변의 몽골 사람들 대부분은 올해 몽골의 가을은 매우 길다고 말한다.
맞다..
작년 겨울을 맞이해본 나도 그걸 확실하게 알 수 있다.
10월달까지 나는 한 번도 내복을 입지 않았으니까..

거실에서 바라본 공터


침실에서 바라본 9번 학교


몽골어 과외 두번째 시간에 필기내용.
내 조카들 이야기를 했었고,
몽골에서 지내는 2년 동안 있을 집 계약에 대해 이야기 했었네..
그때까지만, 해도 노트에 적었던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거의 다 몰랐었는데..
지금은 그 때 그날의 몽골어 단어의 뜻을 거의 다 알고 있구나~ 헤헤헤..
몇가지 모르는 단어는 그 뜻이 기억날 듯 말 듯 가물거릴뿐.. 헤헤헤.


소브다(Сувдаа)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 사진
"선생님 저에게 몽골어를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Багшаа, надад Монгол хэлийг сайн заасан баярлалаа."

( 나의 몽골에서의 몽골어 과외 수업 )
- 선생님 : 소브다 (Сувдаа) (나보다 8살 많은 호랑이띠)
- 학생 : 황상규 (Хуан Сангю)
- 과외 기간 : 2011년 5월 4일(월) ~ 2011년 10월 31일(월) 
                 1년 6개월 (18개월)
- 수업료 : 3$ -> 3.5$ -> 4$ -> 5,000₮(약 4$)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학교에 출근하면, 표시판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와이파이존 표시,
화장실 남녀 표시,
컴퓨공학과 교무실 문 표시
계단 층간 구분 표시..  

계단 층간 구분 표시는 척트새흥 선생님이 우리학교는 3층 건물이라서 필요없을 것 같다고 해서,
기껏 만들어 놓고는 붙이지 않았다.
너무 덕지 덕지 붙이면 조금 지저분해 보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공학과 실습실 복도 앞 문앞에 붙인 와이파이 표시


여기는 다르항기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실습실
이건 내가 만든게 아니고.. 예전부터 붙어있던거. "컴퓨터 실습실"이라고 써있는것임.
왼쪽 가운데 닫쳐있는 철문이.. 204호 지난 학기에 현장사업으로 만든 컴퓨터 실습실이다.
"다르항기술대학교 종합 컴퓨터 교육센터"


컴퓨터실습실 복도 유리문에 붙여놓은 와이파이 표시.
아무리 봐다 내가 만들었다고 믿겨지지 않을만큼... 캬~ 예쁘게 만들었다~~~~


2층 화장실은 여자용이라고 청소하는 아줌마가 그랬다.
나는 지금까지 1년 6개월여동안 이 화장실을 사용했다.......
이 표시판을 붙여놓은 이후로는 단 한번도 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척트새흥 박시에게도 2층 화장실은 여자용이니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학생들도 아마.. 이 표시판을 보고 남학생들은 내가 남자 화장실 표시를 붙여놓은 1층 화장실을 가게될것이다~~
다르항기술대학교 학생들 화이팅~~~~~  꼭 꼭 지켜주길 바란다~~~

몽골에서는 화장실 표시가 "OO"이다.
몽골의 화장실은 동그리미 두개를 표시하고, "널(нойл)"이라고 읽는다.
표시 그대로.. zero 라는 뜻이다.
왜.. 그렇게 말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엉덩이 두개의 모양을 표시한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건 완전히 내 생각.

화투장 똥광이미지에 몽골의 화장실 표시 "OO"를 조합해서  화장실 앞에 붙였다.
아마도.. 이게 뭔 뜻인지 우리학교에서 아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것이다. ^^


1층 남자 화장실에 붙여놓은 표시판


1층에 있는 또 다른 화장실은 공용이라고 했다.
그 화장실은 남자용 소변기 하나, 남녀 공용(?) 좌변기 하나가 있다.


이건 선생님들 전용 화장실.
화장실 문도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고, 그 안에 이렇게 두개 좌변기가 있다.
새로 만든 남녀 구분 표시를 만들어 붙였다.




요즘에 칼라프린터로 이것 저것 인쇄하느라 바쁘다.
1차로 명함만들기는 끝났지만, 계속 접수를 받아 만들어주고 있다.
학과장 "갈바트라흐" 박시는 안만들어주었었다.
이미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명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보경영학과의 학과장으로 컴퓨터공학 전공 선생님이 아니고 경영학 전공 선생님이라서....
그런데, 척트새흥 박시의 명함을 보고, 학과장도 명함 만들어달라고 신청을 해왔다~~~~~

이번 명함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최초의 명함이 아닌 사람으로.. 갈바트라흐 학과장의 명함이다.
다른 모든 선생님들 조교들의 명함은 모두 각자의 "생애 최초" 명함들이었는데..



컴퓨터공학과 교무실 출입문에 붙일 표시판.
우리학교 로고와 컴퓨터공학과 약자, 그리고 "허가 받은 후에 들어오세요'라는 글귀.
КПХ : Компьютерийн Програм Хангамж
우리학과의 이름을 흔히 "컴퓨터공학과"라고 말을 하고 있었지만,
몽골어 단어를 풀면..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제작" 이런 의미이고,
몽골에서는 "Computer Software"를 "Компьютерийн Програм Хангамж"라고 쓰고 있으니,
다시 풀면..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학과"가 가장 정확한 우리 학과의 의미이다.

아래의 문장 "Та зөвшөөрөл авч орно уу" 는
"허가받은 후에 들어오세요"라는 뜻이다.
зөвшөөрөл : 허가, 허락, 인가
зөвшөөрөх : 허락하다. 허가하다. 인가하다. 동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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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어쩌면 몽골에서 지내는 동안에 
내가 전해주는 마지막 장학금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1년 8개월여동안
몽골에서 "장학금"의 이름으로 전달한 내역을 정리해 보았다.

(1) 다른 코이카 단원의 추천으로 5명에게 KOVA 장학금을 주었고,
(100$ × 5명 = 500$)

(2) "황상규 장학생" 이름으로 내 지갑에서 나온 장학금을 6명에게 주었다.
(120,000 투그릭 × 2명  + 96,000투그릭  × 1명 +130,000 투그릭 × 3명 + = 722,000 투그릭)

(3) 고등학교 동창이 현국이가 보내준 장학금이 있었고,
(100,000원 × 2명 = 200,000원)

(4) 내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박은예라는 분도 장학금을 보내주었다.
(100,000원 × 1명 = 100,000원)

(5) 2년 활동을 마치고 돌아간 이름을 밝히기 싫어하는 어느 코이카 단원이 보내준 돈으로 7명에게 장학금을 주었고,
(100$ × 7명 = 700$)

(6) 또 다른 코이카단원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1명에게 가장 큰 금액의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600,000투그릭 × 1명 = 600,000투그릭)


장학금 전달 총 금액
----------------------------------
달러 : 1,200 $
원화 : 300,000 \
투그릭 : 1,322,000 ₮
----------------------------------
원화로 환산하면... 약 2,790,000원...
투그릭으로는 약 3,150,000 투그릭~

와우~~~~~~
누구말마따나 이정도면 황상규 장학재단이다~~~~~~ ㅋㅋㅋ

컴퓨터공학과 선생님이 고맙다고 한다.
그래서, 고맙지않아도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나도 우리학교 다르항기술대학교의 직원이니까...

기분 좋다~~~~~
주러 왔다가 받는다는 뜻이 이런거 같다.
행복한 마음 듬뿍 받는다~~~~~~~~~


오늘 장학금을 주었다.

- 일시 : 2011년 11월 3일(목) 10시
- 장소 : 다르항기술대학교 총장실
- 장학생 명단 (6명)

구분

이름

소속

비고

나현국 장학생

뭉흐톨가 ()

전기공학과 2학년

학년 수석

박은예 장학생

궁즈르함 ()

건축공학과 3학년

성적 우수 & 성실

황상규 장학생

툭스바이르 ()

컴퓨터공학과 4학년

성적 우수 & 성실

알틍소가르 ()

컴퓨터공학과 4학년

성적 우수 & 성실

코이카 단원 장학생

뱜바 ()

컴퓨터공학과 3학년

학년 수석

엥흐자야 ()

경영학과 4학년

빈곤 가정



- 이번에 장학금 줄때는 초코렛을 준비했다.
   장학금 받은 것을 주변 친구들과 함께 기뻐하라고 준비했다.
   몽골 특허청에 특허시스템 구축하고 있는 LG CNS의 직원들이 협찬해준
   한국 전통문양 손수건은 여학생들에게만 선물했다.


- 초코렛 담은 비닐 가방.
   초코렛 살때 한개 더 사서, 어제 생일이었던 총장 비서 에리카한테 생일 선물로 주었다.
   난.. 에리카가 결혼했는줄 알았더니.. 결혼 안했다네..
   어제 머리 예쁘게 볶은걸 보고 아이들처럼 머리 손질했다고 놀렸더니..
   잘못한거 맞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안했고 애기도 없고.. 여자친구랑 산다고 했다. 


- 장학금 봉투.. 이름을 밝히기 말아주길 바랬던 어느 귀국단원이 200$를 주었고,
  현국이랑 박은예님은 10만원단위로 보내주어서,
  투그릭으로 환산하다보니, 조금씩 더 보내야 했다..
  결국에 이 모든 장학금 봉투속에는 내 돈이 조금씩 조금씩 더 보태졌다는 사실~~~~~~~~~ 으히히히~ 흐믓 흐믓~


- 황의 축사~~~~~~ 말하는 중..
 옆에서 바트자르갈 선생님이 통역해주었다.
 뭐.. 나도 이정도의 말은 문법상 정확하지는 않아도 그냥 말할 수 있었지만..
 정확한 뜻의 전달을 해주길 바랬기 때문에..

"오늘 우리학교 여섯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합니다.


 오늘 이 장학금은
 저와 한국에 있는 저의 친구들,
 그리고 코이카 단원으로 활동했었던 귀국 단원이 보내준 돈으로
 장학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학교는 몽골 북부에서 최고로 좋은 학교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해 왔던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서,
 몽골을 위해, 세상을 위해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축사다~~~~~ 으하하~~~


- 총장님이 장학증서 읽는중..


- "박은예 장학생" 건축공학과 3학년 여학생 "궁즈르함"
  원래는 지난 학기에 나에게 한국어를 배웠던
 건축공학과 3학년 "우누르"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했었는데,

우누르는  이번에 몽골 최고의 장학금 "Оюу толой" 장학금을 받게되었다.
그래서, 같이 "Оюу толой" 장학생 선발에 응모했다가,
면접에서 탈락한 궁즈르함에게 주었다.

궁즈르함에게는
내년에 다시 "Оюу толой" 장학생 선발에 다시 응모해서,
꼭 장학생이 되라고 따로 격려도 해주었다.


- "코이카 단원 장학생" 경영학과 4학년 엥흐자야

엥흐자야는 엄마와 오빠 세식구가 함께 산다.
성적은 우수하지는 않아도 중상위권으로 경영학과 선생님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학생이다.

가정 조사서에서 확인한 바로는..
엥흐자야네 한달 수입은 내 한달 생활비의 반도 안되는 25만원 정도다.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성실하게 학교수업을 하는
이렇게 예쁜 여학생들 학업을 시작할 때부터 끝마칠때까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든다.

하지만, 나는 내년에 떠나니..
그저 이번에 "장학생"이라는 몽골에서는 흔치 않은 타이틀(?)을 받았으니,
더욱 더 성실하게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 황상규 장학생 컴퓨터공학과 4학년 "알틍소가르"
알틍소가르는 컴퓨터공학과에서 평점이 4등 성적인 여학생이다.

작년에 내 수업에서 언제나 차분하게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예쁜 여학생이다.
이번 학기에도 데이타베이스 수업에서 언제나처럼 차분히 수업에 열심이다.

언제나 웃는 얼굴.. 그래서 더욱 예쁜 알틍소가르..
알틍소가르의 부르는 이름 "소가르"를 영어표기로 하면, "sugar"이다.
소가르의 인생이 설탕(sugar)처럼 달콤해지길 바란다.


- "나현국 장학생" 전기공학과 2학년 "뭉흐톨가"

고등학교 동창인 한국전력에 근무하는 현국이가 장학금에 보태라며 돈을 보내주었다.
현국이의 전공이 "전기"이기 때문에
현국이의 장학금은 "전기"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에너지학과의 "르하그와" 선생에게 부탁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중에서 한명을 추천해달라고 했었다.

전기공학과 2학년 "뭉흐톨가"는 학년 수석이다.


- 코이카 단원 장학생 컴퓨터공학과 3학년 "뱜바"

뱜바는 우리 컴퓨터공학과에서 최근 몇년동안 학생중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인정받는 학생이다.
수업시간에 삐닥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마냥 귀엽지만은 않지만,
선생님들 심부름도 잘 하고,
옆자리 친구들이 물어보는것도 친절히 설명해 줄지도 아는 학생이다.


- "황상규 장학생" 컴퓨터공학과 4학년 "툭스바이르"

내가 작년에 우리학교 처음 파견되어,
다르항과 학교, 몽골 생활 전체에 대해 어리버리하고 있을 무렵에,
내 교실로 찾아와서 먼저 말을 걸어주던 학생이다.

그 친절함은 평상시에 나와의 대화에서도
내가 알아듣기 편하게 천천히 말해주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툭스바이르는 컴퓨터공학과 4학년 학생중에서 5등이다.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 4학년중 1등부터 5등까지는 모두 장학금을 주었다.
2등부터 5등까지 네명은 "황상규 장학생"이다~~~~~~~ 으하하~~~~~~~~~


- 장학생이 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친구들과 기쁜 시간을 가지라고 초코렛을 따로 준비해서 선물했다.
 초코렛 나눠주는중.. ^^


- 마지막으로 찍은 전체 사진
(왼쪽부터)

다르항기술대학교 교수 - 컴퓨터공학과 척터새흥

황상규 장학생 - 컴퓨터공학과 4학년 "툭스바이르"
코이카 단원 장학생 - 컴퓨터공학과 3학년 "뱜바"
나현국(황상규 친구) 장학생 - 전기공학과 2학년 "뭉흐톨가"
황상규 장학생 - 컴퓨터공학과 4학년 "알틍소가르"
박은예(황상규 친구???) 장학생 - 건축공학과 3학년 "궁즈르함"
코이카 단원 장학생 - 경영학과 4학년 "엥흐자야"

다르항기술대학교 총장 - "르하늑"
다르항기술대학교 코이카 단원 - 컴퓨터공학과 "황상규"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 11월 첫째주 일정 >

10월 31일(월)
 - 안내표시판 출력 및 부착
   . 와이파이존 표시, 화장실 남녀 표시
 - 몽골어 과외 마지막 수업(Сувдаа)
   . 2010.5.3 ~ 2011.10.31
 - 영어 회화 (Myrna)


11월 1일(화)
 - 데이타베이스(DBMS) 수업
   . 11:20~12:50 4학년
   . 15:00~16:30 3학년


11월 2일(수)
 - 장학금 지급 준비
   . 현금인출 및 장학증서 출력
 - 오후 2시 건축공학과 "보이나" 선생님 면담
  . 건축공학과 파견예정인 신규단원의 예정업무 확인
 - 영어 회화 (Myrna) / Myrna 컴퓨터 점검


11월 3일(목)
 - 장학금 전달 (툭스바이르외 5명, 각 130,000투그릭)
 - 영어 회화 (Myrna)


11월 4일(금)
 - 빈민가정 방문(Сувдаа 선생님이 아는 집)


11월 5일(토)
 - 신규단원 인터넷 설치 확인(2명)
 - 나눔지원 선정 가정 방문(Шинэцэцэг의 집)


11월 6일(일)
 - 늦잠, 빨래, 낮잠, 빈둥... 밤잠...


이번주는 좀 티나게 바쁜거 같다. 으히히~


근데..
다음주 수업준비는 언제하냐???
반찬은 뭘 만들어 먹어야 하지??
ㅠㅠ..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명함만들기 프로젝트 1차 종료.

어느 귀국단원이 남겨주고 간 칼라프린터로,
우리학교의 나랑 친한 선생님들과 조교들을 대상으로 했던
명함 프로젝트를 1차로 종료하였다. ㅋㅋ^^

모두 18명..
한 사람당 20장(예쁜 선생님은 30장)씩 총 470장.. ^^

내가 만들어서 전달해준 이 명함들은,
선생님들과 조교들에겐 "생애 최초" 자신들의 명함이었다.

아~~~~
이 몰려오는 흐믓함~ 뿌듯함~ 행복함~~~

아주 아주 오래전에,
신입사원 시절에 생애 최초 나의 명함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생애 첫 명함을 받았던 나는
스스로 높은 사람이 된듯한 착각이 들었었고,
책임감과 의젓함을 가져야 할 것만 같은 묵직함 어깨눌림까지 느끼며,
입사 동기들과 함께 명함을 교환하고,
같은 부서 선배 사원들에게도 명함을 뿌리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 작은 명함 조각들이
나의 작은 행복감과 선생님들의 흐믓한 기분에 그치지 말고,
이 나라 "몽골"을 위해 교육의 일선에서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더욱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

다음주부터는 교내 안내표시판들을 만들 생각이다.
교무실 문패 표시, 강의실 호수 표시, 화장실 표시, 복도 안내 표시 등등등..

여러가지 안내표시판들을 칼라프린터로 예쁘게 프린트해서,
만능 도구인 스카치테이프로 예쁘게 불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음주에도 쓸데없는 이런 일들로 바빠질 것 같구나.^^

하지만, 나는 이런 사소하고 작은 일들이 좋다.
큰 일은 큰 사람들이나 해라~~~~~!!!

아주 아주 한참 오래전 학창 시절이 생각난다.
나는 "환경미화의 날"이 제일 싫었었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다르항기술대학교 총장으로부터 면담 요청을 받고 
면담이 있었습니다.

- 일시 : 2011년 10월 26일(수) 09:00~09:30
- 참석자 : 다르항기술대학교 총장 "르하늑"
               다르항기술대학교 파견 코이카 단원 "황상규"
               다르항기술대학교 영어과 선생 "바트자르갈" (한국어 통역)


(다르항기술대학교 총장 말씀)

어제 코이카 단원 수요요청서에 결재해서,
코이카와 몽골 기관(경제부??)에 발송하였습니다.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는 그동안 많은 코이카 단원들이 파견되었지만,
파견된 적이 없는 기계공학과에도 코이카 단원이 파견되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광산 개발 등에 쓰이는 중장비나 하이브리드 엔진 같은 
기계공학과에서 신기술에 관한 수업을 해줄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코이카 단원이 파견되어서 
학생들에게 신기술에 대한 수업을 하게 해주었으면 바랍니다.

※ 기타 다른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코이카 단원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와 
    신임(2011년 7월 1일부 부임) 총장으로써 외국인의 교직원(?)과의 인사차 내용이었음


 
(단원 답변)

한국에서 코이카 단원을 모집 할 때,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의 간략한 조건만 표기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에도 단원들이 파견된 기관에서 제시한 조건과 
파견된 단원의 학력, 경력 등이 불일치하여
단원의 파견 초기에 단원과 기관과의 갈등과 불만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요청을 하는 기관이 
너무 상세하고 까다롭게 단원의 자격조건을 제시하면,
아예 그 조건에 합치하는 단원의 지원이 없게될 수도 있어서 
단원이 파견이 전혀 되지 못할 것으로 염려됩니다.

코이카 사무소에 건의하여,
한국 국내에서 코이카 단원 모집 공고시
지금보다는 조금 더 상세하게 수원국 파견기관의 
코이카 단원 자격조건을 좀 더 상세히 기재 및 공지하게 해달라고 건의하겠습니다.

하지만,
코이카 사무소에 및 본부에서 지금 당장 실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인지해주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종교 특히 언제나 대부분 종교갈등의 "원죄"인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대놓고 너무 서슴없이 하고 싶은말 다 하면
주님을 따르는 그 무리들로부터 "악의 축"으로 불려지게 되니 인내의 내공이 필요하다.

주로 주님을 따르는 이 무리들은
타종교와 타파벌 기독인들을 스스럼 없이 사이비라 부르며,
타집단을 악의 집단이라
서슴없이 비판하는 것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단원간 교류의 한 축이 되어있는 페이스북에는
여러가지 행위로 인한 삼증(짜증, 가증, 애증)스러운 친구로 등록된 자들 때문에
"친구끊기" 기능과 "알림차단" 기능이 만들어져 있다.

종교와 관련한
"친구끊기" 또는 "알림차단" 설정의 애매한 기준을 제시해본다.

(1) 자신의 종교에 대한 선교/말씀(?)/홍보글 게재 및
타종교 비판 글 7회 이상(댓글은 2번을 1회 인정) 등록자

(2) 타종교를 비판하는 글 3회 이상 등록자 삼진 아웃

(3) 옛부터 "정치, 종교, 사랑, 인생"에 대해서는
주제를 논하지 말라는 선현의 말씀을 어기고,
특히, "종교"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논하는 자 삼진 아웃

많은 인터넷의 끼리끼리 클럽들이 "비공개"가 되어 있는 것처럼,
그들만의 종교 이야기도 그들만의 비공개 인터넷 클럽에서만 이야기 되길 제안한다.

우리 모두의 "일요일"이 그들만의 "주일"로 대화상에 말해지는 상황에서,
언제나 매번 인내하며 듣고 있어야하는 상황이 마~니~ 짜증나곤 한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오늘은 많이 바쁘겠다...

< 2011년 10월 26일(수) 일정 >

오전 9시 우리학교 총장 Лханаг(르하늑)
             - 총장 면담(총장실)

오전  10시 우리학교 영어 선생님 Батжаргал(바트자르갈)
               - 프린터 상태 점검(영어과 교무실)
 
오전 11시 컴퓨터공학과 4학년 Төгсбаяр(툭스바이르)
               -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노트북 구입 대행(컴퓨터공학과 교무실)

오후 3시 몽골어 과외 선생님 Сувдаа(소브다)
           - 몽골어 과외(우리집)

오후 5시 필리핀 영어 선생님 Myrna(모르나) 
            - 영어회화(Myrna 집)

오후 7시 건축공학과 3학년 Өнөрдэлгэр(우느르델그르)
             - "어요 털거이 장학생" 합격 축하(식사&영화)
            <-- 다음주 토요일 낮시간으로 다시 변경

오후 7시(예정) 신규단원 (강현숙, 허혜진, 고해경, 김영수)    
             - 오늘 현지훈련 수료하고 다르항으로 파견되는 신규단원 마중         
      
명함 10장씩 만들어준 선생님들에게
명함 10장씩(예쁜 선생님들은 20장씩) 더 인쇄해줘야 하고..
Цогтсайхан(컴퓨터공학과 선생님)이랑은
수업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언제 하지?  아하~ 오후 1시가 비었구나~!!^^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주말에 산책을 하는데,
다르항 외곽의 몽골 꼬마아이들 몇몇이
스케이트 보드를 탄 서있는 자세로
하늘에 둥둥 떠 다니는 겁니다.

나는 너무 흥분되어 그 아이들한테 걸어가서,
나도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중에서 제일 나이 들어보이는 아이가,
나는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고 했습니다.
더군다나 외국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하네요.

나는 쉽게 포기를 하고,
아이들이 하늘을 둥둥 떠 다니는걸 부럽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수퍼맨처럼 두 팔을 앞으로 뻗어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공기저항이 생기니,
"차렷" 자세를 하면 더 빨리 날 수 있다고 알려주니,
정말 그 아이는 정말 차렷자세를 하고 더 빨리 쌩쌩~ 날았습니다.

아~ 부럽습니다.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부럽기만한 꿈은 두번 다시 꾸고 싶지않습니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새로운 꽃"

My Life/2011년 2011. 10. 24. 03:16
새로운 꽃(шинэ: 새로운,  цэцэг: 꽃)"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신체첵"(Шинэцэцэг, 그냥 부를때는 "Шинээ[시네]"라고 부른다)은
몽골 울란바타르 북쪽 230킬로미터의 다르항 15번 학교 7학년에 다니는 13살 여자아이다.

"시네"를 알게된것은
다르항에 있는 성당 신부님에게
어려운 가정의 그래서 도움을 줄 학생을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드려서 알게되었다.

시네는..
생일이 신질(шинэ жил, "새해"라는 뜻)이라고 했다.
1999년 1월 1일을 맞기 바로 직전인
1998년 12월 31일 밤 12시에 태어났다고 했다.

십삼년전 시네가 태어났던,
그날도 분명히 엄청나게 추웠을 그 같은 시각에,
나는 한여름인 남태평양의 어느 유명한 바닷가 휴양도시에서
웃통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며 호기를 부리고 있었다는게 기억나서
시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네는..
엄마의 보살핌이 더더욱 필요한 사춘기 소녀의 나이지만,
시네의 엄마는 십년전인 시네가 세살때 이미 세상을 떠났고,
몽골의 제 3의 도시 다르항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철길 너머편 판자촌 마을(Понорийн задгай 5-48)에서 아버지(Чулуунхүү, [촐롱후])와 단둘이 살고 있다.

시네의 아버지 "촐롱후"는..
이제 겨우 마흔여덟살인데,
이마의 주름이나 두개밖에 남아있지 않은 아래쪽 이빨만을 보면,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어보인다.

그는
길에서 빈 병이나 쇠붙이를 주워서(төмөр ухах) 팔아 생활을 한다고 했다.
빈 병도 주워 판다고 했다.
빈 병(шил)은 종류마다 달라서 10투그릭에서 100투그릭까지 받지만,
쇠붙이 철(төмөр)은 1kg에 200투그릭에 팔 수 있다며,
특히, 전선같은 구리(зэс)가 좋다는 요긴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도심의 한가운데가 아닌 이상
울타리(хашаа)만 쳐놓으면 그냥 누구나 살아갈 수 있는 집터가 될 수 있으니,
시네네 집도 마당 넓은 집이다.

하지만,
싱크대는 거녕 수도꼭지도 없고,
쇼파도, 카페트도 없는 주방겸 거실이라고 생각되어지는 큰 공간이 하나 있고,
작은 방(?)이 두개씩나 있지만 어차피 침실로 쓰고 있는 방도 난방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침실 방 이외의 방은 그냥 텅비어 있다.

시네네는 냉장고(хөргөгч)도 없고, 세탁기(угаалгын машин)도 없다.
끼니를 때울 음식들을 쌓아둘만한 형편이 안되니 냉장고는 쓸모없고,
수도시설도 없고, 물도 멀리서 돈주고 길어와야 하니 물먹는 하마 세탁기도 쓸모없다.

물은 동네 우물(худаг)에서 25리터에 70투그릭에 사온다고 했다.
이미 심한 눈보라가 두어번 닥친 이번 겨울이지만,
침실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안에 있는 냉기 가득찬 난로 그 주변에는
땔감으로 쓴 나무 조각의 부스러기도 보이지 않는다.

땔감 나무(мод)는 한 자루(шуудай)에 3,000투그릭이라고 했다.
석탄(нүүрс)은 한 자루에 5,000투그릭이라고 했다.
나무 한자루는 이틀을 쓸 수 있고,
석탄 한자루는 삼일을 쓸 수 있다고 했다.

난방용 석탄 한 자루를 사기위해, 귀한 구리 덩어리 25kg를 주워야 한다.
난반용 땔감 한 자루를 사기위해, 흔한 맥주병 300병을 주워팔아야 한다.

시네는 이 다음 어른이 되면 미용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그 흔한 싸구려 로션 하나 바르고 있지 못하지만,
하얀 버짐 가득한 그 예쁜 얼굴이 이번 겨울동안에는 그나마 덜 텄으면 좋겠다.

KOVA 나눔사업에 시네네를 도와달라고 신청서를 쓰려고 한다.
시네네가 지원대상자로 선정된다면,
30만원의 거금을 지원받아 시네네 집을 위해 쓸수 있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미리부터 들떠서,
시네네 집에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생각하며 나혼자 신이 났고,
시네를 보면 저절로 나오던 눈물도 그쳐졌다.

난방 석탄
땔감나무
음식 밀가루
식용유
소금
토마토케찹
고기
간식 사탕, 초코파이
교재 및 필기도구 공책, 볼펜
생활용품 빨래비누
세수비누
피부보습 로션
방풍 보수 바람막이용 비닐
스카치테이프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나는 종교란에 항상 "종교없음"을 선택한다.
나는 일요일엔 항상 "실컷취침"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몽골에 와서는 가끔 성당에도 가고, 교회에도 간다.
몽골식 성황당 어워(овоо)를 만나면,
시계방향으로 세번 돌며 소원을 말하기도 하고,
점쟁이 집같은 라마불교 절에도 들려 구경하기도 한다.

일요일 오후에 성당에 갔다.
성당은 주변에 사는 놀데없고 쉴데없는 동네 꼬마들의 놀이터로 공부방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항상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다.

내 몽골어 회화 수준은 아이들에 딱 어울린다.
몽골의 어른들보다도 대화도 잘 통한다.
아이들이 더 어른스럽게 내 몽골어를 잘 이해해주고 들어주는 편이다.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줬더니,
한국에 있는 내 조카가 어릴적에,
카메라만 보면 사진 찍히는 것만큼 사진을 찍는걸 좋아하던 모습을 
이 몽골의 아이들도 똑같이 보여준다.

아래의 사진들은 몽골 아이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안타깝게도 카메라 설정버튼을 아무거나 마구 눌러서,
해상도가 낮아져버린것이 아쉽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김선애

My Life/2011년 2011. 10. 23. 13:29

김.선.애..

내가 아는 사람중에 그런 이름의 사람이 있었는가하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스팸함 속 수십통의 이메일 중에서
"김선애"로부터 온 이메일을 열어보았다.

역시나...  하하하~

우라질레이터!
아직도.. 독거총각 탈피의 꿈을 꾸고 있는게냐? 

- 나의 gmail 스팸함.



- 구글 메일의 스팸을 걸러주는 시스템은 최고인거 같다. 하하하~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KOVA 나눔지원 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그저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가정을 찾기만 하는 거였는데..
그런 과정에서 나는 아직 내 부족한 면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나를 그럭저럭 조용히 인정해가고 있다.

나는 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훌륭한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좋은 일 많이 하는 신부님도, 목사님도 아니다,
나는 그저 잠깐 코이카 단원으로 해외에서 여유와 자기 만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정도니까...

처음에 KOVA 나눔지원사업 신청 대상으로 염두해두었던 학생은
지난 여름에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는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그래서 그 학생은 학교에 출석하지도 못하고
엄마의 병간호를 하고 있던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 2학년 학생이었다.

그런데, KOVA 나눔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신청을 해줄것이라고,
엄마의 병원진료비 영수증등을 보내라고 했었는데..
어느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거의 천 킬로미터쯤 떨어진 내가 있는 곳에서도 훨씬 더 먼 시골에서 유학온 학생이라
찾아갈 수도 있는 처지도 아니었으니,
다시 연락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해보니, 이미 전화번호는 끊겨 있다...ㅠㅠ

갑작스럽게 어려워진 가정 상황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한번쯤 가볍게라도 도와달라는 손을 내밀어주길 바랬었는데...

손을 내밀지 않고, 연락도 없고, 그렇게 연락도 안되니,
어쩔 수 없이 그 학생에 대한 지원신청 여부를 포기했다.

그 학생과의 연락만 기다리다가
서류 제출 기간이 다가 오게되어서,
주말 오후에 청소년 선도 관련해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는 카톨릭 성당의 신부님을 찾아갔다.

전반적인 KOVA 나눔지원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한 학생의 가정을 지원신청하려다가 연락이 안되서 포기하고 말았다는 전후 사정도 이야기했다.

신부님으로부터 어느 9학년(중학교 3학년) 남학생을 소개받았다.

이 학생은 이 학생이 태어날 때 이미 아버지가 없었고,
어머니는 네 살때 돌아가셨고,
지금까지 둘이 같이 살던 할머니는 나흘 전에
이 손자를 남겨두고 수도 울란바타르의 자신의 딸의 집으로 가버리셨다고 했다.

그래서, 이 학생은 벌써 며칠째,
공터에서 잠을 잔다고 했다.
친구집에서도 하루 잤다고 했다.

옷이라고는 단 한벌...
학교에는 다닌다고 했지만, 책도 공책도 연필도 없다.
밥은 어떻게 먹냐 물으니, 친구네 집에서도 먹는다고 했다.
일일이 다 물어보지도 못할만큼 믿겨지지 않는 상황들이었다.

내가 아직 몽골을 너무도 많이 모르고 있는걸까..
그저께 아침에는 심한 눈보라까지 쳤었는데...
믿겨지지 않는 상황이다.

내일은 이 학생이 예전에 살던 집에 같이 가봐야겠다.
내일 오후 2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간신히 영상의 날씨를 유지하고 있는 오늘은
한낮에도 마스크와 장갑을 하지 않으면 살이 에이는데,
다행히 오늘 밤에는 친구집에 가서 잔다고 했다.

믿겨지지 않을만큼의 이 학생의 말이 정말이라면,
이 학생이 말하고 있는 그 상황이 거짓이 아니라면,
KOVA 나눔지원 사업을 통해 해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있는것 같다.

이 학생의 상황이 정말이라면,
내일 오후에 고아원에 함께 데리고 가야할 것 같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사는거냐?...
우리의 과거도 그렇게 힘들었을까?..

내가 해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나는 그저 가진게 별로 없는 코이카 단원일 뿐이다..
나를 용서해야겠다..
가진것도 별로 없으면서 도와주겠다고 설쳐댄 나를 용서해야겠다.

Posted by 우라질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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